에트나의 날씨에 신경 쓰면서 일정을 조정하다가 결국 진행이 꼬였습니다.
그래서 카타니아에서 시라쿠사로 이동, 거기서 하루를 숙박한 후에 시칠리아 일정을 잠시 보류, 몰타로 가게 되었지요.
열차역 부근, 시라쿠사 버스터미널(Siracusa Bus Terminal)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는 AST 버스 탑승,
포짤로(Pozzallo)에 갑니다.
지도에서 시칠리아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 포짤로.
몰타 행 예약 페리는 오후 2시 출발이지만 국경을 넘는 날이라서 일찍 서둘렀습니다.
버스는 07:00, 08:00, 12:30, 17:30으로 계절과 평일, 주말에 따라 변수가 있습니다.
일요일 이동 예정인 경우라면 버스 운행이 줄어들기 때문에 4시간마다 1대 정도 다니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정확할 듯합니다.

몰타로 가는 'Virtu Ferries'를 타기 위해 포짤로에 간다는 것을 미리 기사에게 이야기했더니 포짤로 해변 정류장에 내려 주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기에 건너편의 찻집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고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보면서

30분 정도, 페리터미널 (Porto di Pozzallo)까지 걸었습니다.
출입국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출발 2시간 전에 탑승해야 합니다.
시칠리아의 동쪽에 있는 도시, 카타니아에서 오가는 페리, 항공편도 있는데
페리 또한 계절이나 요일, 날씨에 따라서 하루 2회 오가는 출도착 시간이 달라집니다.
http://www.virtuferries.com

몰타는 제주도의 1/6 크기의 섬으로 시칠리아 남부에서 95km 떨어져 있습니다.

몰타 제도는 몰타 본섬, 고조 섬, 코미노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몰타 본섬은 어디를 가도 차로 한 시간 거리 안쪽인 작은 섬.
이 땅, 또한 지중해의 전략적 요충지로 기원전에는 페니키아, 카르타고의 지배를 받았고 포에니 전쟁 후에는 로마제국에 합병되었다가 이후 북아프리카에서 온 아랍인들의 침입이 시작되면서 1090년부터는 노르만의 지배에 들어갑니다.
다음 400년 동안 몰타의 역사는 시칠리아의 일부가 되어 노르만, 프랑스, 스페인 왕족의 통치를 받습니다.
18세기에 스페인은 몰타를 예루살렘의 '성 요한 기사단'에게 내주었지만
영국의 지배로 바뀌면서 기사단은 섬 밖으로 추방되었고
1947년 몰타 자치정부가 들어선 후 1964년에 공화국을 수립, 오랜 고난 속에 드디어 독립국가가 되었지요.
발레타의 '그랜드 하버' 도착,

항구에서 곧 '우버' 택시를 불러 타고

고조섬으로 가는 고속페리 선착장으로 왔지만
저 가운데의 쪽지에는 'Grand Harbour'에서 있을 폭죽 행사 준비 관계로 오늘 모든 페리 운항이 취소되었다는 내용.

서둘러 다시 우버 택시를 타고 북쪽의 '치케와(Cirkewwa)'로 이동, 거기 항구에서 'Gozo Channel Line'을 타고 임가르(Mgarr)에 와야 했습니다.
왕복 1인 4.65유로.
고조 섬으로 들어갈 때는 티켓 검사나 구매 절차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고
본섬으로 돌아갈 때 왕복 요금을 한 번에 결제하는 시스템이어서
발레타에서 표를 구입했다면 잘 간직하고 있다가 후에 사용해야 합니다.

임가르 항에서 빅토리아 시내로 갈 때는 시내버스(2유로)를 탔습니다.
2시간 안에는 무제한으로 버스를 탈 수 있는 티켓입니다.
빅토리아 시내 입구에 있는

고조 2박의 우리 숙소는 앞이 탁 트인 경치에
길 건너에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리들(Lidl)' 슈퍼마켓이 있어서 편했지요.

몰타 맥주, '치스크 엑셀(Cisk Excel)'로 고조 입성을 축하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30분 거리의 '타피누(Ta Pinu) 성당'으로 갑니다.
빅토리아 시내를 지나

색색의 테라스가 예쁜 집을 보면서 걷는 길,

시작은 좋았으나 점점 뜨거워지는 햇빛에 아스팔트 길이어서 걷는 즐거움은 없습니다.
저 안내판을 보고도 한참을 걸어

드디어 찾은 허허벌판의 '타피누' 성당.

성당 앞에는 광장을 둘러싼 4면에 거대한 모자이크 벽화가 있습니다.
예수와 성모의 생애 속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담은, 1면에 5개씩 모두 20개의 이 그림에서
아래에 보이는 면에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이 담겼습니다.

1883년, 성모의 목소리를 들은 농부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면서 기적의 장소가 된 타피누 성당(Ta'pinu shrine).

성모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성모승천'을 모신 작은 예배당은

새로 지은 화려한 예배당의 제단 뒤쪽에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고
성당 내부에는 이곳에서 기도를 통해 불치병이나 사고로부터 기적적인 치유를 받았다고 믿는 사람들의 감사 편지와 사진, 그들이 놓고 간 목발과 보청기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성당 맞은편 언덕의 산책로는 '십자가의 길',
거기 정상에서는 타피누 성당과 고조섬의 전경이며 지중해의 수평선을 볼 수 있답니다.

'타피누'에서 '슈웨이니 베이(Xweini Bay)'에 있는 염전, '솔트판(Salt Pans)'에 왔습니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천일염을 생산하는 곳.
바위에 사각형 모양의 얕은 구덩이를 파서 거기에 고인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애월읍 구엄리에도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돌염전이 있습니다.

고조의 관광 안내서에서 본 석양 풍경이 아름다워서 한 장 찍어왔지요.

그들은 가족끼리 대대로 이 염전을 물려받으면서 여전히 수작업으로 소금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마샬혼 베이(Marsalforn Bay)는 석회암의 멋진 바위가 서 있는 작은 어촌 마을.
지금은 화려한 해변 휴양지입니다.

물빛이 오묘합니다.

거기에서 해변의 '크바이랴 산책로(Il-Qbajjar Promenade)'를 따라 걷다가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만과 암석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청록의 바다, 야생화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한낮의 5km 산길이었지만


즐겁게 걸었던, 지금 생각하면 고조 섬에서 제일 좋았던 곳.


그 길 끝은 붉은 모래의 'Ramla Bay' 해변,
한가운데에 '바다로 나가는 뱃사람들의 안전과 무사 귀항을 기원하는', 하얀 성모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택시를 타고 섬을 가로질러 서쪽의 '드웨이라 베이(Dwejra Bay)'로 왔습니다.
웅장한 절벽과 아름다운 해변 산책로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의 명물이었던, 풍화작용으로 생긴 거대한 아치, '아주라 윈도'는 2017년에 붕괴되었습니다.
보트(1인, 5유로)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해안을 한 바퀴 돌았지요.

'드웨이라 아치'가 무너진 해수면에는 아쉬움을 달래려는 관광객들이 서성입니다.

드웨이라를 연결하는 '시티투어버스(City Sightseeing Gozo Hop on, Hop-off), Route 1번'은
10:35, 11:20, 12:05, 12:50. 13:35, 14:20, 15:05, 15:50, 16:35
'Gozo Sightseeing 버스'는 11:35, 12:25, 13:10, 13:55, 14:40, 15:20, 16:10, 16:55, 17:40에 여기에서 출발하고
빅토리아(라밧)에서는 311번 시내버스 다닙니다.
일정 바쁜 사람이라면 하루에 이 고조섬을 대충 돌아볼 수 있는 투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반나절 동안 택시를 대절(50€)하여 돌아다니는 관광객도 많습니다.

드웨이라 해변의 저 일몰!

다음날에는 어제 람라베이의 해변에서 올려다보기만 했던 'Mixta Cave'에 왔습니다.
대중교통은 없고 택시를 타도 사유지인 입구에서 내려 한참 걸어야 합니다.

동굴로 들어서면서 보이는 저 파란 바다, 환상적인 풍경이었네요.

맞은편에는 어제 걸었던 산길이 보입니다.
경사 심한 비탈길을 걸어 해변으로 내려와

다시 돌아온 섬 중심, 빅토리아 시내에는 17세기의 시타델이 서 있었습니다.

그 안의 고조 대성당은 요새를 닮아 투박하지만

내부는 빨강과 금색으로 화려했지요.
천장의 돔 설치 자금이 부족했던 이유로 그 형태를 그림으로 표현한, 착시 효과도 재미있습니다.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면 고조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습니다.
멀리 해협 건너편의 본섬까지 보이네요.

작은 도시이지만 이렇게 멋진 극장, '테아트루 아스트라(Teatru Astra)'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조 여행을 끝내고 본섬으로 돌아갑니다.
고조 행 'HighSpeed 페리'는
발레타(Valletta)에서 06시 45분을 시작으로 07:45를 제외하고 매시간 45분에 운행, 00:30분에는 마지막 배가 떠납니다.
고조섬의 선착장, 임가르(Mgarr)에서 발레타로 가는 페리는 05:45분부터 8시 45분을 빼고는 매시간 45분에 운행, 마지막 배는 23:30에 끝.
늦은 시간에 다니는 선편은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답니다.
25분 거리에 왕복 10€. 편도 시니어는 3유로.
Cirkewwa에서 코미노 섬의 블루라군으로 가는 페리는 30분 간격 운항, 왕복 10유로.
6월부터 9월까지 운행합니다.
발레타의 고조 고속 페리 선착장에서도 Comino 섬에 오갈 수 있습니다.
이 섬에는 기원전 3600년의 유네스코문화유산, 길이 5m, 무게 50톤 이상의 거석 신전인 주간티아(Ggantija) 신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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