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튀니지, 몰타,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Etna)

좋은 아침 2026. 5. 26. 18:31

아그리젠토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의 도시, 카타니아로 왔습니다. 

버스 요금은 13.10유로.

다음날 아침 일찍 에트나 화산(Etna)에 갈 계획이어서

티켓을 예매하려고 열차역 근처의 AST 버스 티켓 판매소에 갔지만 당일 판매라는 말.

 

 

시간만 확인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오전 8시 15분 카타니아 출발, 오후 4시 30분 에트나에서 돌아오는 1 편뿐이랍니다. 

1월 1일, 부활절 일요일, 8월 15일, 12월 25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운행.

 

 

다음날 아침 서둘러 갔더니 7시 30분부터 일정한 시간만 왕복권 매표(6.6유로), 뒤늦게 온 사람들은 티켓을 사지도 못했고

캐리어를 맡기려 오가는 사이에 정류장의 버스 승차 줄 또한 길어져서 겨우겨우 차에 탔습니다.

탈 사람은 많은데 달랑 버스 한 대만 배치, 운영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같았으면 진작에 배차를 늘여 모두 수용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버스가 가는 길에서는 멀리 흰 눈 쌓인 에트나가 보입니다.

 

 

중간, '나콜로시'에서 20여 분 쉬는 시간에는 

 

 

전에 이용했던 호텔, 그때의 커피 맛이 생각나서 찾아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지요.

인포에 물었더니 서운하게도 폐업했답니다. 

 

 

커피 타임이 끝난 후에 버스는 다시 에트나를 보며 달려갑니다.

편도 2시간 거리입니다.

 

 

'Nicolosi Nord 광장'에서  '토레 델 필로소포(Torre del Filasofo)'까지 가는 방법은 

 

 

날씨에 따라 달라집니다. 

거기에 '알파인 가이드' 없이 고도 2,500m 이상의 길을 걷는 것도 금지,

알파인 가이드와 함께라도 2,850m 이상의 길을 걷는 일도 금지하고 있었지요. 

화산 가스 분출과 예측 불가능한 날씨 때문에 개별 행동은 제약을 받습니다.

티켓은 개인 전용이며 양도할 수 없고 발행일만 유효하며 사용하지 않은 티켓은 환불이 안 된답니다.

분실된 티켓은 재발급하지 않으며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제한을 받는 경우에도 환불 불가.

 

우리는 산의 상층부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Nicolosi Nord 광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500m인 'Terminal Funivia'까지 이동,

거기에서 가이드를 만나 정상 분화구 아래의 중요한 전망 포인트, '토레 델 필로소포(Torre del Filasofo '철학자의 탑', 2,920m)'와 그 주변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갑니다.  

1인당 100유로. 

 

 

그러나 오늘은 하필 케이블카를 수리하는 날이어서

 

'

그 대신 4륜구동의  버스에 탔습니다.

 

 

해발 2500m인 'Terminal Funivia'까지

 

 

걷는 사람도 보입니다. 

 

 

 

길은 경사가 급해지면서 

 

 

몇 군데의 설벽을 지났지요. 

 

 

저 아래 우리가 출발했던 해발 1,910m인 'Nicolosi Nord 광장'과 그 뒤로 멀리 '카타니아' 시내가 보입니다. 

카타니아는 1,669년의 에트나 화산 폭발로 2만여 명이 죽고 도시 전체가 용암에 덮이는 등, 그 뒤로도 여러 번의 피해를 입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도시에는 17세기 이전의 유적은 남아 있지 않답니다.  

그러나 화산재가 쌓이면서 풍요로운 곡창 지대가 되었다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Terminal Funivia'에서 하차,

 

 

이번에는 산악 가이드가 동반하는 거대한 설상차(Snowcat)를 타고 

 

 

눈길을 올라갑니다.

 

 

햇빛이 나왔다가 곧 구름이 끼고 다시 개는 변화 많은 날씨!

길가에는 크고 작은 화산 분화구들이 이어집니다. 

 

 

정상은 안개와 구름에 싸여 보이지도 않았지요.

에트나 화산에는 끊임없이 마그마가 분출, 지형이 쪼개지고 새로 만들어지면서

정상에는 현재 모두 4개의 독립된 대형 분화구(Summit Craters)가 모여 있답니다. 

그 좁은 구역에서 저마다 가스와 용암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에트나의 대형분화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위험한 화산  중의 하나라 했네요.

그 4개 중 지금 가장 높은 분화구는 3403m인 'Cratere Centrale' 지역의 'Voragine'. 

용암이 쌓이거나 붕괴되면서 매년 그들의 높이도 달라집니다.

 

 

설상차 한 대에 가이드 한 명.

우리도 곧 저들처럼 

 

 

우리 가이드를 따라 눈밭으로 나섰습니다.

 

 

 

 

2003년에 분출했었다는 저 'Crateri Barbagallo'를 덮은 눈,

 

 

 한때 시뻘건 용암을 토해냈던 저 분화구는 

 

 

지금 눈 속에서 휴면에 들어갔습니다. 

 

 

곳곳에서 눈구덩이가 보입니다. 

 

 

그 정상에 올라갔다가 

 

 

 

 

설원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

 

 

'4월 중순'에 이런 눈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지금 시칠리아 에트나의 분화구 옆에 앉아 있다는 사실!

감격스러웠지요.

 

 

여기는 해발고도 2,911m입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설상차를 타고

 

 

아침의 버스로 환승,

 

 

'Nicolosi Nord 광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오래전 남편과 같이 왔던 때는 'Torre del Filasofo(철학자의 탑)' 부근의 비바람이 너무 거칠어서 가이드를 따라가다가 포기, 그냥  내려왔기 때문에 오늘 바르바갈로 분화구 정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네요.

'토레 델 필로소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가 화산 현상을 연구하기 위하여 머물렀으나 여의치 않자 에트나 분화구에 투신, 생을 마감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농경과 풍요의 여신인 데메테르와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아름다운 땅, 시칠리아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울 때 중간에서 말렸다는 요정의 이름이 붙은 산,  'Etna'.

그 요정을 짝사랑했던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무스'는 이 에트나 산기슭에 살았다네요.

이 화산의 폭발은 제우스와 싸우다가 패하면서 에트나 산의 지하 감옥에 갇힌, 백 개의 용머리를 가진 괴물, 티폰이 울화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불덩어리를 내뿜어 지축을 흔들기 때문이라지요. 

 

 

에트나에 오를 때는 화산재나 곳곳의 용암 때문에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습니다.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고 바람이 많이 부는 등 수시로 변하는 날씨에 대비한 복장도 필요하고

선글라스와 선크림, 장갑과 마스크, 물과 비상식량은 필수.

현재 에트나는 주기적으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고

혹시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니 이런 규정과 개별  안전 수칙을 지킨다면

에트나 등반은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