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튀니지, 몰타, 시칠리아

카이로우완(Kairouan)

좋은 아침 2026. 5. 15. 08:35

 

호텔 프런트에 카이로우완으로 가는 길을 물었더니 난감하다는 표정에서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직접 가는 버스가 없으니 엘젬에서 스우스(Souasse)까지 올라갔다가 거기서 서쪽의 카이로우완 행 버스를 타라 했지만 그동안의 튀니지 여행 경험에서 버스 시간을 맞추기는 어려울 듯 하기에 다른 방법을 물었더니 루아지를 타랍니다.

그래서 시작한 루아지 여행,

엘젬(elJem)  →  스우스(Souasse, 2.5 TND/1인)  →  올레드 크사흐(Oled Chaekh, 2.5 TND/1인) → 카이로우완(Kairouan, 20 TND, 대절)의 루아지 코스는 와! 시간 낭비 없이 곧 연결되었지요.

그동안 하루 종일 걸린 열차와 새벽 버스 대신 루아지를 이용했더라면!

후회가 될 정도였네요. 

 

일찍 체크아웃, 짐을 맡겨놓고 엘젬의 원형경기장에서 서너 시간,

거기에 루아지 터미널이 가깝다는 말만 믿고 한낮의 땡볕 아래 2km 정도 걸었고 환승, 환승, 환승하며 오늘은 벌써 지쳤습니다.

 

 

통상이나 성지순례의 목적으로 무리를 지어 여행하는 사람, ‘카라반’에서 유래한 지명, '카이로우안'입니다.

'케로완'이라 부르기도 했지요.

이슬람교의 4대 성지(메카, 메디나, 예루살렘, 카이로우안) 중 하나로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먼저 북아프리카 최초의 모스크로  7세기에 건설한, 높이 35m의 그랜드 모스크(Great Mosque of Kairouan)에 들어왔습니다. 

 

 

해 시계가 서 있는 거대한 광장,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3층의 사각형 미나렛과 그 위의  돔, 

 

 

기도실의 미흐랍 위에 있는 저 웅장한 돔과

 

 

메디나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요새 같이 장엄한 성곽은

이후 아프리카 북서 지역인 마그레브 지방과 스페인 남부에서 모스크 건축의 표준이 되었답니다.

 

 

아치 위, 이들의 예술적인 기품이 보이는 벽돌 쌓기, 

 

 

목재 문과 그 위에 담긴 기하학적인 장식,

 

 

정교한 덩굴이나 꽃을 표현한 아라베스크 양식의 석고 부조도 보입니다. 

 

 

메카를 향한 미흐랍 옆의 빨간 천을 씌운 설교단, 저 '민바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이 또한 목재에 새긴 아름답고 섬세한, 최고의 아라베스크 예술!

그 안과  

 

 

로마, 비잔틴의 유적에서 가져와 재사용한 수 백개 회랑 기둥의 위용은 압도적이었지요.

 

 

대 모스크의 건축과정에 재활용된 것 중에는 로마 시대의 기록 유적도 있습니다.

로마의 황제나 신을 위한 건축물의 기념비문은 조각조각 분해 되어 그 일부가 여기 이슬람 사원의 벽에 남았습니다. 

 

 

중정 바닥에는 빗물을 모아 정화하는 거대한 지하 저수조가 있고

 

 

그 옆에는 정화된 우물도 보입니다.

무슬림들은 기도실에 들어가기 전에 여기에서 물을 퍼올려 몸을 씻는, 정화의식을 거쳤습니다.

 

 

밖으로 나와 성벽길을 걸으며 바닥에서 보았던 정교한 헤링본(물고기 뼈 모양) 패턴의 벽돌 공법은 독특했지요.

구운 점토 벽돌과 석회 모르타르를 사용한 이 고대 로마식의 벽돌 포장 공법은 마차나 보행자의 하중을 분산시켜 안정성을 확보했답니다.

 

 

성벽 중간에 있는 '카페 엘 브레이가(Cafe el Breiga)'의 옥상에서는

 

 

흰색의 성벽과 아라베스크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진 두 개의 화려한 돔 옆으로 대모스크의 미나렛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랜드 모스크의 담을 따라 걸으면서 복원한 고대 우물, 테크파(Bir Tekfa)도 만났지요.

 

  

성문을 돌아 

 

 

1층은 시리아(기하학적 무늬), 2층은 튀니지 스타일(꽃무늬)의 모자이크가 화려한, '시디 사훕 자위야(Zaouia of Sidi Sahab)'에 왔습니다.

여기는 무함마드의 정신적 동반자였던, 전사자 '아부 자마 엘 벨라위'를 추모하는 묘소.

그는 평생 무함마드의 수염 세 가닥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이발사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가 안치된 이곳 역시 

 '이발사 모스크(Mosque of the Barber)'라 불리면서 현지인들에게는 기복의 장소가 되었답니다. 

 

여기 역시 사각형 미나렛에  

 

 

화려하고 섬세한 타일 장식과

 

 

대리석 기둥의 회랑이 아름다운 곳.

내부의 빛과 그림자가 이 모스크의 경건함을 더합니다.

 

 

벽면 상단과  돔 내부에 석고를 바르고 아랍어 캘리그래피와 덩굴식물 무늬를 조각한 예쁜 장식까지

 

 

이 모스크 전체가 모두 섬세하고 아름다웠지요.

 

 

향나무(시더)를 활용, 캘러그라피와 정교한 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한 천장과 격자창 아래는 

 

 

'아부 자마 엘 벨라위'의 묘소.

 

 

무슬림에 한하여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바닥에 깔린 카펫에는 이슬람 4대 성지를 상징하는 십자무늬가 보입니다.

중심부의 십자가는 이들 성지가 세계의 중심임을 알리는 표시로 기독교의 십자가와는 모양이 달랐네요.

십자가 주변을 직선과 사각형, 마름모 등으로 복잡하게 만듦으로써 우상을 금기하는 이슬람 예술의 원칙에 따른 것이지요.

테두리의 작게 반복한 문양은 신의 무한함과 영원성을 상징한답니다.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카펫을 직조하는, 장인의 정성과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시내 중심부, 원형 교차로에서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승달과 1,300년 역사의  이 도시를 표현한 기념탑을 지나  

 

 

 

수크 지역으로 들어오니

카이루안에서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지 50여 년 만에 새롭게 손질, 개관했다는 영화관이 보였습니다.

이슬람 국가에서 저런 포스터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지요. 

튀니지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개방적인 수니파로 IT 강국이라네요.

 

 

카이로우완의 수크는  카펫, 항아리, 가죽 제품 거래가 이 나라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지만 

 

 

이런 전통 시장도 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드는 듯합니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구시가에는 전통 양식의 가옥과 카펫 상점, 카펫 직조 공방들이 많습니다.

벽의 가운데에 붙은 저런 표시는 '장인의 집'이라는 명예.

 

 

메디나 안의 우물, 비르 바로우타(Bir Barouta)에서는 낙타가 원을 그리며 물레방아를 돌려 지하수를 끌어올립니다.

'메카에서 사라진 우물의 컵을 여기서 발견, 그러면서 이 물은 축복의 물, 무슬림의 성수가 되었다',

'메카의 신성한 잠잠(Zamzam) 우물과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설도 있지요.

이 물을 마시면 다시 이곳에 돌아오게 된다는 속설도 전합니다.

 

 

그 옆에는 베르베르 스타일이 물씬한 카페도 있습니다.

 

 

이 도시의 규모 큰 메디나 안, 우리의 예약 숙소는 구글 네비와 동네 사람들을 동원해도 찾기 어려워 땡볕에 고생 좀 했습니다.

메디나 안에서 유일하게 부겐빌레아 꽃들이 화사했던,

 

 

전통가옥인 '자밀라 하우스'입니다.

 

 

전화를 받고 마중 나왔던 주인아저씨는 우리에게 맛있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내놓으며 환영해 주었네요.

프랑스인과 튀니지안 부모를 둔 그는 프랑스에서 교육받고 거기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돌아와 노후에 어머니가 물려주신 이 집을 수리, B&B를 열었다 했지요.

햇빛 잘 드는 고택,

 

 

저 낡은 문짝에도 수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겠지요.

 

 

아치 창문의 계단을 지나

 

 

옥상으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가꾼 정원, 

 

 

편안한 휴식 공간도 있습니다.

정감 있는 정갈한 고택입니다.

 

 

더 멋진 것은 이 침실!

덕분에 잘 자고 일어났네요.

 

 

아침 식사는 간소했지만 

 

 

튀니지의  전통빵인 브릭(Brik)을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틀 동안 그의 배려로 젊은이, 아흐라임의 안내를 받으며 메디나와 그랜드 모스크, 시디 아비드 모스크(Sidi Sahib Zawiya)를 돌았습니다.

그를 따라다니며 크고 복잡한 메니나 안에서 헤매는 일 없이 구경 잘했지요.

튀니스로 이동할 때도 아흐라임에게 택시값을 주며 동행을 지시, 루아지 터미널까지 배웅을 받았네요.

진심이 느껴졌던 친절, 고택과 함께한 인상적인 숙소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거기서 루아지를 타고 1시간 반 거리의 튀니스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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