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니스의 시디 부 시아드는
20세기 초 프랑스 예술가들이 이 해안가에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곳,
하얀 벽에 파란 하늘, 파란 바다, 파란 대문이 아름다운 3청의 마을, ‘튀니지안 블루’의 동네입니다.






공원 아래쪽에는

이 마을에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카페, 'Cafe des Delices'에서는

절벽 아래 저 해변길까지 보였지요.

그러나 내가 찾은 곳은 'Cafe des Nattes’
그 옛날 앙드레 지드, 생텍쥐베리, 모파상 등의 문인들이 즐겨 찾던 곳입니다.


풍속화가 걸려 있는 안쪽 좌석은 돗자리.
저기 어딘가에 모파상이 즐겨 앉던 자리가 있었다는데 젊은 종업원은 그런 사람 모른다 했네요.
큰 기대를 했던 곳인데 관리도 엉성하고 커피(한 잔, 10TND) 맛도 그저 그런 실망스러운 명소였습니다.

카페의 계단을 내려가면 이 동네의 수크,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집집마다 대문의 모습이 다채로운 이 동네에서는

그것도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었네요.

모자이크 그림이 담긴 벽걸이 접시, 안달루시아풍의 채색 그릇과

소금 사막(쇼트 엘 제리드, Chott el Jerid)에서 가져온 샌드로즈,

이 동네를 묘사한 그림까지

가게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느릿느릿 동네를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즐거움!

1932년에 개업했다는 전통의 도넛가게, '밤발루니(Bambalouni)'에서 튀긴 도넛(1개 1.5TND)과

그 옆 가게에서 자부심 넘치는 셰프의 닭고기 샌드위치 하나(10TND ) 사들고

우리도 저들처럼 길거리에서 점심을 먹었지요.
그런 풍경까지도 즐거웠던, 기분 좋은 동네였습니다.

튀니스 시내에 있는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왔습니다.
입장료는 튀니지에서 제일 비쌌던 30TND.

입구에는 튀니지의 국가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기관을 설립, 오랜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보호, 관리하고 있다는 안내가 나옵니다.

15세기 하프시 왕조의 궁전을 개조한 이 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카르타고, 로마, 기독교, 이슬람 시대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 문명별로 유물을 전시하여 튀니지의 수 천년 역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그러나 이 날은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투니스로 다시 돌아와 밤 페리를 이용, 시칠리아에 넘어가는 날이라서 시간이 부족, 모자이크 작품만 살펴봐야 했습니다.
이 박물관의 고대 로마 시대 모자이크 컬렉션은 그 수량과 내용에서 세계 최대라 했거든요.

여기 모자이크는 2~6세기 사이의 작품으로 대부분 엘젬과 두가 등, 튀니지 국내에서 발굴, 수집한 것.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진품은 현재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답니다.

고대 그리스의 돌이나 유리, 조개껍데기 등을 사각형의 작은 조각(테세라)으로 깎아 정교하게 배치하던 전통적인 모자이크 기술은 고대 로마로 유입되면서 점차 발전, 당시 로마인들의 화려한 일상과 풍요로움을 담은 대형 모자이크가 되어 귀족의 저택(빌라) 바닥을 장식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시대 상류층의 세련된 예술 수준과 부유한 생활상을 보여주었지요.
로마의 영토 확장에 따라 모자이크 문화도 각지로 퍼져나가면서
튀니지의 경우, 풍부한 색상의 대리석 덕분에 화려한 모자이크 예술의 중심지가 되어 정교한 로마 모자이크 예술 작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이런 모자이크를 넓은 공간의 벽면과 바닥에 배치,

당시 로마인들의 일상과 신화의 세계를 보여주었지요.


'사자굴 속의 예언자, 다니엘'은 박해 속에서 구원받는, 신앙의 승리를 표현한 초기 기독교의 대표적인 작품이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베르길리우스의 초상'에는
그가 로마의 건국 영웅, 아이네이스의 일대기를 소재로 하여 대서사시를 집필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일상과 동물, 과일을 묘사한 그림에서는 풍요를 상징하는 과일바구니가 나옵니다.

와인 용기와 술잔,

바다 생물 묘사도 재미있었네요.

트로이 전쟁에 참가, 10년 만에 귀향하던 오디세우스(율리시즈)가 사이렌의 노래 유혹을 견디기 위해 돛대에 몸을 묶었던 장면의 '율리시즈와 사이렌'과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마 괴물인 '두 명의 여성 켄타우로스에 둘러싸인 비너스'도 반가웠지요.

'바다의 신, 넵투누스 (포세이돈)'의 험상궂은 얼굴과

사랑의 신, 에로스도 등장하는 '넵투누스와 암피트리테(비너스)의 항해',

붉은 피부에 가재 집게발, 긴 뿔을 가진 원시 바다의 신 포르키스와
그가 타고 있는 뱀처럼 긴 꼬리의 바다 괴물, 케토스며
요정인 네레이드까지 등장한 그림에

두 마리의 센터우로스(반인반마)가 끄는 전차를 타고 있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음악경연대회에서 승리한 아폴론과 마르슈아스의 신화'처럼
리라를 들고 있는 음악의 신 아폴론과 그에게 도전했다가 패배한 사티로스 마르슈아스가 신의 노여움에 묶여 있는 이야기도 모두 섬세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모자이크 작품입니다.
크기 1~4mm의 아주 작은 조각으로 표현했던 이 기술은 비잔틴 제국으로 이어져 금박 유리를 이용한 성화 모자이크로 진화합니다.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대성당, 몬레알레의 대성당, 체팔루의 대성당은 모두 내부의 벽에 이런 금박의 성화 모자이크를 장식, 비잔틴 문화의 화려함을 보여주었지요.

그러나 디오니소스와 관련된 이 그림,
가운데 지팡이를 짚은 디오니소스가 앉아 있는 아티카의 왕 이카리오스에게 포도나무를 선물하는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은
지금 복원작업에 들어가면서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신화에서는 인간이 술(와인)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지만 이후 이웃들에게 독약으로 오해 받으면서 이카리오스가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됩니다.

왕궁을 개조하여 건물 자체를 안달루시아 - 아랍 양식으로 만든, 천장과 창문의 장식도 볼거리가 되는 곳.

정교한 아라베스크 문양의 목조각과 중앙의 화려한 샹들리에,

채색 목공예도 모자이크 그림과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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