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3월 15일까지 열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의 '로버트 리먼 컬렉션' 작품을 보러 왔습니다.
한때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의 '필립 리먼'과 그의 아들, '로버트 리먼'이 수집, 기증한 14~20세기 회화와 드로잉, 공예 작품 등 2,600점 중에서 인상주의와 근현대 시기의 작품 65점이 이 박물관 소장의 다른 작품, 16점과 함께 나와 있었지요.

미술사에서 중요한 대가의 작품 수집을 필수로 여겼던 로버트 리먼은 미처 구하지 못했던 '페르메이'의 '레이스를 뜨는 여자'를 얻기 위하여 '살바로르 달리'에게 의뢰,

복제품을 손에 넣었다는 이야기로 전시가 시작됩니다.

앞부분에는 '귀스타브 쿠르베'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팔을 들어 올린 남자'처럼 인체를 다룬 드로잉이 많이 보입니다.
19세기 후반의 작가들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에 등장하는 '이상적인 몸'에 대한 엄격한 전통에 반발하여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그렸답니다.
주로 실내에서 신화와 종교화를 그렸던 작품 세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오랜 기간의 그림 주제였던, 목욕을 하거나 물놀이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실내가 아닌 자연을 배경으로 하면서

'고갱'의 '목욕하는 타히티 여인들',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같은 그림이 등장하였지요.

인상파가 태동하는 이 시기에 아카데믹한 스타일을 고수했던 '피에르 오귀스트 코'의 '봄'과 같은 작품도 그 옆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이제는 오랫동안 귀족이나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초상화에서도 다양한 계층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는 그림이 나옵니다.

'분홍색과 검은색 모자를 쓴 소녀',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처럼 감각적인 색채와 부드러운 화풍으로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도 보이고

'봄: 정원에 서 있는 마고',

'화장대 앞에 있는 드니즈' 같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단에서 유일한 미국인이었던 '메리 커샛'의 작품도 있습니다.

거기에 '귀스타브 모로 이후'의 '성 세례 요한의 머리 앞에서 춤을 추는 살로메',

'라이문도 데 마드라소 이 카레타'의 '가면무도회 참가자들',

'에드아르 뷔아르'가 자신의 어머니를 그린 '트뤼포 거리가 보이는 창가에서 바느질하는 뷔야르 부인' 같은

감각으로 느끼는 모든 형상은 그림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인상주의 후기에는 단순한 순간 포착을 넘어 화가의 개성이 강조되는 그림들,
'폴 세잔'과' 빈센트 반 고흐', '폴 시냐크'와 '앙리 에드몽 크로스' 들의 작품이 등장합니다.


'앙리 마티스', '앙드레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 등과 함께 야수파의 등장을 알린 '알베르 마르케'의 '식민지에 파견된 연대 부사관' 옆에는

'키스 반 동겐'의 '마리아'처럼 원색의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표현한, 독특한 화풍이 보였네요.

'영원한 풍경의 시간', '밀레'의 '바르비종 화파'도 한 자리.

'앙리 조제프 아르피니'처럼 퐁텐블로 숲을 그린 작품, '마를로트 근교, 레 트렘블로의 전나무',

'쥘 뒤프레'의 '소 떼가 있는 리무쟁 풍경'같은, 고전주의에서 탈피한 새로운 풍경화도 있습니다.

전시를 시작한 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성황을 이루었던 이 전시장.
혼잡을 피해 늦은 시기에 찾아왔지만 적은 숫자의 현장 매표와 더불어 아직도 사전 예매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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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종이에 흑백의 분필로 그린 '전칭 외젠 부댕'의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의 '풍경',

'폴 세잔'이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을 그린 '자 드 부팡 근처의 나무와 집들' 속에서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수채화, '별이 있는 풍경'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하게 합니다.

'아르망 기요맹'의 '크로장의 부샤르동 제분소',

'빈센트 고흐'가 남프랑스의 아를에 머물면서 그린 '꽃 피는 과수원'들을 둘러보는, 눈이 즐거운 시간!

'조르주 쇠라'의 '그랑스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폴 시냐크'의 점묘화, '클리시 광장'이며

검은색 윤곽선, '조르주 루오'의 '신비로운 풍경'도 독특했네요.

'카미유 피사로'의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 대로'는 동일한 장소에서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표현한 14점 중의 하나랍니다.

'폴 시냐크'의 수채화, '파리: 루아얄 다리와 오르세 기차역'처럼 대량 이동 수단인 기차가 등장하면서 이는 화가들의 중요한 그림 소재가 되었고 그들을 자연 속으로 이끌었던 획기적인 교통편이 되면서 그들의 작품세계도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알프레드 시슬리'의 일상적인 풍경, '밤나무길'에

'모레의 외젠'의 '무수아르 거리의 겨울 풍경'에서는 겨울이

'에드가 드가'의 '생 발레리 쉬르 솜의 풍경' 속에는 가을이 등장했고

'키스 반 동겐'의 '경마장에서'는 선명하고 강렬한 색조에서 생동하는 경마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요.

'카미유 피사로'의 '퐁투아즈의 수확'처럼 전통적인 농촌 풍경,

그의 실험작품인 점묘화, '퐁투아즈 시장'의 시골 마을 시장 풍경도 정겹습니다.

이 전시에서 가장 빛나는 그림은 역시 인상주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빛과 변화의 순간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이런 영상도 있습니다.
'창문 너머로 빛과 바람이 스며든다.
시간과 날씨, 공기와 색이 바뀌는 순간...
화가는 처음으로 자연의 숨결을 그렸다.
그 감각이 문을 지나 자연으로 향한다'.

클로드 모네는 찰나의 인상을 포착,

그 빛의 떨림을 화폭에 담았지요.
'빛은 머금은 물결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새로운 언어가 되었고,

빛과 물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파장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북부 노르망디의 오래된 항구를 그린 '조르주 쇠라'의 '옹플뢰르의 등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화풍이 드러나는 '노르망디 바르제몽 근처의 바닷가'와

코트 다쥐르의 남프랑스 해변을 그린 그의 '해변의 사람들'.

'피엘 보나르'의 '오래된 항구, 생트로페의 풍경'과

'알베르 마르케'의 '햇빛을 받는 알제리의 부지 항구'에서는 북아프리카의 강렬한 햇빛과 지중해의 아름다운 물빛을 볼 수 있습니다.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지중해 풍경, '카프 네그르',

'모리스 드 블라맹크'의 '햇빛이 비치는 수면'에서는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를 두꺼운 붓으로 그렸던 야수파의 특징이 보였네요.

'폴 시냐크'의 '주전자가 있는 정물'은 자신의 점묘법에 '폴 세잔'의 붓질을 차용한 그림이라지요.

돛단배를 많이 그렀던 '폴 시냐크'의 '르풀리갱 : 낚싯배들'도 수채화의 화사하고 맑은 느낌을 보여줍니다.
전통을 벗어난 그림들은 이후, 다양한 개성을 담으면서 특권층이 아닌 모두의 그림이 됩니다.
오늘은 이들 리먼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감동하면서
인상파 화가들을 찾아다녔던, 프랑스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밤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인 중앙박물관의 '거울 연못'까지.
맑은 겨울날,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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