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의 경계에 자리 잡은 방태산은 가칠봉(1,241m), 응복산(1,156m), 구룡덕봉(1,389m), 주억봉(1,444m) 등 고산준봉을 거느린 큰 산, 우리나라 100대 명산의 하나입니다.
백두대간 인접지역, 강원도의 오지답게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숲과 그 속의 풍부한 수량은 여기저기에 수많은 폭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중에서 방태산 최고의 명소는 여기 이단폭포.

높이 10m인 위 폭포, 3m인 아래 폭포는 일 년 내내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면서 주변 나무와 어울린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고 했지요.
'이 폭포', '저 폭포'라는 이름을 가진 내린천 상류지역의 청정 계곡에서 쏟아지는 하얀 물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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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록에서 난을 피해 숨을 만한 피란처로 기록해 놓았다는 삼둔사가리 중, 적가리(가을 단풍이 붉게 물 드는 곳)가 있던 자리에는 지금 방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섰습니다.
'가리'라는 명칭답게 좁은 땅, 숲 속 천변에 길게 이어지는 형태의 여기 숙소는 다른 휴양림보다도 훨씬 적은 9개의 방이 전부였지요.

방 앞의 계곡에서는

폭우 쏟아지듯 큰 소리를 내며 물이 흘렀습니다.
밤은 완벽한 어둠의 세계였지만 흐린 날씨여서 하늘의 별을 볼 수는 없었네요.

다음날은 아침 일찍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제2주차장에서 매봉령(1298m)을 거쳐 능선길로 구룡덕봉(1389m)을 지나고 주억봉(1444m)까지 들렀다가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올 계획이었지요.
주억봉 등반(왕복 8.6km, 4~5시간)으로 끝내거나 우리처럼 한 바퀴 돌아 나오는(왕복 13.7km, 6시간 안팎) 코스가 일반적이랍니다.
숙소가 이미 800m가 넘는 고지여서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 맑은 공기 속에서 느긋하게 천천히 걸을 생각이었네요.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고 다양한 희귀동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이 산에서는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해야 합니다.

진주알 같은 물방울의 폭포를 지나면서

곧 울창한 숲길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봉령과 주억봉의 갈림길에서 매봉령으로 들어서니

작은 다리를 기점으로

원시의 숲이 펼쳐집니다.

투구꽃을 보며

개울을 건너고

이끼의 숲을 지났습니다.




산책길은 이제 비탈의 험한 길로 바뀌면서

매봉령을 앞둔 시점에서는 한동안 힘들었지요.

주목숲을 지나면서

도착한 매봉령(1,298m).
3.4km 거리, 2시간이나 걸렸네요.

공터에서 잠시 휴식,

다시 구룡덕봉(1,389m)을 향하여 능선의 오솔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좁은 길에서도 야생의 열매와

꽃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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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로는 백두대간의 연봉이 보입니다.

삼거리에서는

광원리가 아니라

임도를 따라가야 합니다.


길가에는 용담꽃과 여뀌, 개미취 같은 들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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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덕봉에 주둔했던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산림청에서는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기 시작, 지형복원과 식생복원으로 이 땅의 생태계를 회복시켰답니다.

그러면서 중앙에는 야생화 꽃밭을 만들었고

두 군데의 전망대를 세웠습니다.
거기서는 오른쪽으로 뾰족한 주억봉이 보이고

지나온 길과

먼 산이며 계곡이 길게 이어집니다.



전망대에서 간단한 점심 후 이제 주억봉으로 갑니다.

가을로 가는 길목!

오르내림의 긴 능선길을 걸은 끝에



매복령에서 2.9km, 2시간 만에야 주억봉 갈림길에 왔습니다.
이제 주억봉까지 남은 거리는 0.4km, 왕복 0.8km였지만
급경사의 정상까지 가기에는 산속의 시간이 너무 늦었고 체력도 떨어져서 아쉽지만 그만 돌아서야 했네요.

쉬울 줄 알았던 3.9km의 내리막,


숲길이 거칠고



물기 있는 저런 돌계단이 많아서 조심스러웠지요.



평탄한 길로 들어서면서 이 등산로는 날씨에 따라 폐쇄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네요.

다시 이어지는 긴 숲길,
그렇게 하산에도 3시간이 걸렸으니 오늘 주억봉도 포기했던 등산에 모두 7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생각나는 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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